참사람 인성도서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저자김창완

출판사문학동네

출간일2019년 5월 3일

도서 추천사

책갈피 2019년 11월의 인성도서

 

우리 안의 동심을 일깨우는 도서

동시, 현실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

 

- 책갈피 도서선정위원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시인)

 

 

 

 

받아쓰기

 김창완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받아쓰기했는데

꽃은 꽃이라고 쓰고

병아리는 병아리라 썼는데

무지개는 무지게라고 썼어

무지개는 너무 무섭지 않아?

무지 무서운 개 같지 않아?

무지개 무지개 아~ 무서워

 

동시(童詩)는 어린이를 위한 시입니다. 그렇다고 동시는 어린이만 읽어야 하는 시일까요? 아닙니다. 동시는 어린이일 때부터 읽는 시입니다. 이미 동시를 읽는 어른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동시는 평생 동안 가슴에 담겨 언제 어디서나 어린이 마음을 지니게 해줍니다. 윤극영 선생님이 쓴 ‘반달’만 해도 그러합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반달’) 같은 동시는 동요로도 불리며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가슴 속 깊이 담겨 있습니다. 심지어 보름달을 봐도 ‘반달’ 동시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어른들도 있거든요. 

 

동시의 세계는 독자들을 동심 가득하게 만들어 주는 순수한 아름다움의 세계입니다. 동시를 읽는 모습, 동시를 품고 사는 삶.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동시는 언제나 현실을 아름답게 바라보게 만드는 시, 언제나 현실을 따뜻하게 만들도록 힘을 주는 시입니다. 그래서 동시는 언제 어디서나 읽어야 하는 시입니다. 더구나 동시란 시가 어려워야 한다는 생각을 단박에 없애주는 시입니다. 누구라도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가 바로 동시입니다. 

 

이번에 가수 겸 탤런트 등 팔방미인인 김창완 님이 펴낸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문학동네)은 이러한 동시들을 가득 담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동시답게 어려운 말도 없고 분량도 짧아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눈으로 읽고 입으로 곱씹다 보니 어느새 동심의 세계로 퐁당 빠질 수 있었습니다. 51편의 동시들 하나 하나가 손쉽게 다가왔다가 다시 묵직하게 가슴 속으로 자리잡습니다. 

 

“켁켁/생선을 먹다/목구멍에 가시가 걸렸다// 켁켁/내가 낚시에 걸렸다./생선이 날 낚았다.” 같이 재미있는 발상의 시(‘생선가시’ 전문)가 있는가 하면, 먹고 싶은 것을 쓰느라 원고지 칸을 계속 늘리는 동심을 그린 시도 있습니다. 또한 누구라도 인생을 저절로 성찰하게 만드는 동시도 보입니다. “나는 도화지 한 장에 내 인생을 다 그릴 수 있다/엽서 한 장에도 다 그릴 수 있다/ 손톱만 한 개나리 꽃잎에라도 다 채울 수 있다/ 빗방울 하나에도 다 다듬을 수 있다/ 솔잎을 스치는 가느다란 바람 한 줄기에도 충분하다”(‘인생’ 전문)

 

그런가 하면 ‘가수’라는 제목의 시는 분명 작가 자신이 주인공인 듯 싶습니다. “옆집 아저씨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라는데 추리닝 입고 쓰레빠 끌고 라면 봉지 덜렁이며 간다”고 의젓하게 혀를 찹니다. 이쯤 되면 동네에서도 유명한 가수 아저씨, 연기도 하고 방송 진행도 하고 소설도 쓰며 동시까지 쓰는 김창완 아저씨는 스스로 자신이 철없는 어린애라고 기쁘게 인정합니다.

 

이렇듯 이 동시집에는 아주 쉽고도 깊이가 있고, 재미있고도 새로운 생각과 감정이 잘 담겨 있습니다. 읽다가 보면 나도 이쯤은 쓰겠다 싶은 마음도 들게 합니다. 바로 그 순간 연필을 들어 쓴다면 여러분도 충분히 동시를 쓸 수 있을 겁니다. 동심을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동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짜냐고요? 이 동시집을 읽는 동안만 돌이켜 봐도 분명 그러했습니다. 마음이 꿈틀대며 설레는 순간이 왔거든요. 그래서 김창완 님의 동심에 얹어 살짝 답시를 써봤어요. 이런 걸 패러디(parody)라고 부른다는 말은 군더더기지만 곁들입니다. 아, 존경을 표하는 오마쥬(hommage)라고 하는 게 더 좋겠네요. 동심을 읽으며 동시를 써보세요. 아주 깊게, 아주 많이!

 

바다쓰기

허병두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바다쓰기했어

꽃은 꽃이라 쓰고

병아리는 병아리라고 썼는데

무지개는 무지게라고 쓸 뻔 했어

내 친구는 무지개가 너무 무섭대

무지 무서운 개 같대

무지개 무지개 아~ 무서워

그러면서 친구가 야~ 무지게 말했어

바다쓰기가 아니라 받아쓰기래

나는 바다쓰기가 좋아 바다 같아서

 

* 김창완 시인의 시 ‘받아쓰기’에 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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