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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람 인터뷰

회복적 정의에 대하여

박인숙(변호사)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앞장서는 참사람, 박인숙 변호사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누군가는 이 질문에 ‘공정함’을, 누군가는 ‘권선징악’을, 또 다른 누군가는 ‘평등’을 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정의를 정립하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분쟁이 발생하면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각자 입장이 다르기에 양측이 내리는 정의의 개념은 다를 것입니다. 서로의 정의를 '회복'이라는 개념 아래에 연결 지어 해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회복적 정의'와 '대체적 분쟁 해결'로 조정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한 실천적 움직임을 행하고 있는 박인숙 변호사를 만나 참사람의 가치를 들어보았습니다.

 

오늘의 참사람 인터뷰 주제는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앞장서는 사람'입니다.

 

Q. 회복적 정의와 대체적 분쟁 해결을 변호사님의 활동 기반으로 삼으신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의’와 무슨 차이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정의를 ‘응보적 정의’라고 해요. 누군가 법을 어길 경우, 규정된 형량에 따라 처벌하는 거죠. 제가 생각하기에 응보적 정의는 국가적 공권력이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역할이 없다는 문제점을 가져요. 

 

Q. 그렇다면 회복적 정의는 응보적 정의가 가진 문제점의 대안으로 등장한건 것인가요?

네. 등장 배경을 설명하자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인권적이어야 하는 법은 ‘형사 소송법’이에요. 국가권력이 개인을 처벌하다보니 개인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죠. 형사 소송법에선 피고인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하나 발생해요. 그런 역사적 배경에 따라 피고인을 보호하려다 보니 피해자가 배제되는 거죠. 피해자는 분명히 너무나 큰 피해를 받았는데 피고인, 즉 가해자를 보호하는 식으로 법이 시행되다보니까 피해자가 너무 억울한 거예요. 피해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받은 피해에 비하여 가해자의 처벌은 경미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거죠. 그리고 자신은 처벌 과정에 거의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에 따라서 처벌이 이루어진 것인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이후로 형사 소송법에서 피해자 보호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성폭력 범죄에 있어서 ‘피해자 국선 변호인 제도’를 도입하여 피해자 보호를 하기 시작했죠. 이런 흐름 아래 특정 범죄가 벌어졌을 때해결하는 방식에서, 과연 피해자를 배제하는 응보적 정의만으로 사회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어요. 그 때 회복적 정의가 대안으로 등장하게 됐죠. 



Q.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서 변호사님은 회복적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회복적 정의는 우선 피해자가 무엇을 느꼈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다음으로는 가해자의 입장을 봐야 해요. 지금 처벌 과정의 문제점 중 하나가 법이 가해자를 보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본인은 아직까지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거에요. 그들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억울함을 느껴요. 실제로 그런 이유들이 양형 과정에서 참작이 되어 경미한 형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들이 적당하게 호소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받은 피해는 훨씬 큰데 가해자가 받은 형은 너무 적다고 생각해요.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응보적 정의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게 되는 거죠.

 

Q. 그런 불만을 상호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네. 애초에 회복적 정의가 추구하는 바는 두 사람이 대면을 해서 피해자는 자신의 요구를 표출하고 그걸 통해서 가해자는 자신이 한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느끼고 자발적인 책임을 진다는 거예요.

 

피해자는 가해자를 대면하기 상당히 어렵잖아요. 2차 피해의 위험도 있구요. 그럼에도 피해자는 자신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때때로 용기를 내서 대면하려 해요. 예를 들어, 성폭력이 발생하면 주위에서 ‘네가 치마를 짧게 입어서’ 와 같이 피해자를 탓하는 말들을 하잖아요. 그러면 진짜 내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늘 불안에 시달리게 되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가해자의 다른 동기가 있는 거잖아요. 때문에 피해자는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와 동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범죄로 인한 개인적 피해는 다 다를 수 있잖아요. 하지만 가해자는 피상적으로만 피해자의 피해를 알아요. 그냥 ‘힘들 수도 있겠다.’ 정도인거죠. 그런데 회복적 정의의 과정에서 대화를 하게 되면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피해를 알게 돼요. 대면을 통해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피해를 절절히 느끼게 돼요. 그러면 자유의지를 통해 피해를 어떻게 회복시킬지 스스로 답을 하게 돼요. 저는 이런 식의 책임이 더 실질적이고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Q. 저같은 경우는 ‘회복적 정의’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회복과 정의를 같이 연관짓는게 힘들었어요. 변호사님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사법연수원에 있을 때의 이야기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수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게 봉사활동이었어요. 연수원에서 지속적인 봉사활동으로 처음 한게 보호관찰 받는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서 도움을 주는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소년원의 한영선 원장님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그때 소년원에서 잘못을 한 소년범을 처벌하는 방법에 대해 이상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좋은 말이긴 한데 ‘과연 저게 실현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도소나 소년원이라는 곳이 죄를 지은 아이들과 성인들이 있는 곳인데, 거기에서조차 잘못을 한 사람들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처벌하면서 그들을 교화 시키는 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어요. 특강을 마치고 돌아가시면서 원장님이 저희 연수원 교수님들과 협약을 맺으셔서 저희가 소년원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됐어요. 그게 큰 계기가 됐죠.

 

Q. 그때부터 소년원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신 것 같아요.

그런 셈이죠. 원래는 검정고시 지도로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덩치 크고 문신한 아이들을 보고, 또 선생님들이 너무 많은 주의사항을 너무 많이 말씀해주시니까 공포감이 있었어요. 집에서 멀기도 해서 3주 정도만 하려고 했죠. 그런데 소년원에서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께서 부탁을 해오신거에요. 이 친구들에게 뮤지컬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대학까지 보내고자 하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으니 그럴 수가 없다는 거예요. 고민을 하다가 멘티 두 명을 맡게 됐는데 마침 제 멘티들은 도움이 굉장히 필요한 상태였어요. 그러다보니 멘티에게 어떤 말을 해도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흡수하더라구요. 제가 어떤 말을 하면 아이들은 일단 반항심 때문에 “아니”라고 해요. 그러면 저는 혼자 열심히 얘기를 하죠. 그리고 다음 주에 다시 가면 신기하게도 제가 지난주에 했던 말을 체화해서 멘티가 자신의 말처럼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그러면서 큰 애정을 갖게 됐죠.



Q. 그럼 그곳에서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회복적 정의를 직접 경험하신건가요?

네. 어느 날에 제 멘티 둘이 싸웠다는 거예요. 항상 저를 통해서 친하게 지내던 애들인데 둘이서 싸웠다니까 놀랐죠. 처음에는 둘 다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여서 자기는 잘못이 없고 상대가 잘못했다고 하면서 상대를 비난하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한영선 원장님이 아이들과 회복적 정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회복적 정의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인 당사자를 같이 대면하여 동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공동체의 누군가가 함께 동석하는 것 역시 중요해요. 회복적 정의는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인데 갈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두 사람의 문제만 생기는 건 아니라고 봐요. 주변의 사람들까지도 상처를 받기 때문에 이것까지 회복을 해야지, 당사자들이 지역 공동체 안에 제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개념이거든요. 제가 일종의 지역 공동체의 사람으로 참여를 했죠.  

 

Q. 그렇다면 그 때 어떤 방식을 통해 회복적 정의를 실행하셨나요?

큰 틀은 간단해요. 규칙 세 가지, 질문 세 가지로 이뤄지는 거죠. 규칙으론 먼저 친근한 물건을 토킹스틱으로 사용하는 거예요. 그걸 가진 사람만이 말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경청을 해야하죠. 두 번째는 비밀 보장. 이 자리에서 이야기 한 것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 세 번째는 진실을 말한다. 우리는 권력집단이 아니고 이걸 이용해서 너희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진실만을 말한다는 거죠. 세 가지 질문은 ‘무슨 일이 있었나’, ‘어떤 피해가 발생했나’, 그리고 ‘그 피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입니다. 여기서 특히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이 굉장히 중요해요. 보통 어떤 일이 발생하면 주로 우리가 하는 질문은 “어떻게 된 거야”, “뭘 한거야” 이잖아요? 이러한 질문은 사람을 방어적으로 만들어요. 변명을 하게 만들죠. 하지만 “무슨일이 있었냐”는 질문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술하게 하죠. 실제로 법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사실확정과 법률적용 두 가지인데요, 대면한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가 말하는 사실관계를 듣기 시작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요. 따로 각자의 입장만 말할 때와는 다르게 경청하고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듣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사실관계가 잘 정리되는거죠. 이 질문이 끝나면 두 번째로 피해를 얘기해요. 피해자의 피해도 얘기하고 가해자의 피해도 이야기해요. 이걸 이야기하고 각자의 피해를 어떻게 회복시킬지에 대해서 말해요. 마지막에 각자가 스스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피해회복을 위한 안을 제시하는 게 세 번째입니다. 그때는 이 과정이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어요. 회복적 정의를 실행하기 전에는 멘티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를 비난하기만 했는데, 같이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이야기를 한 이후에는 서로 사과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 한 시간의 경험이 너무 놀라웠어요. 이때의 경험이 큰 계기가 돼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Q.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소년원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특히 요즘엔 출원할 학생들을 위해 힘쏟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검정고시 과정을 가르쳐서 고졸을 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의 학력이 사회에 나갈 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했죠. 그런데 제가 매주 만나서 공부를 가르치다보니 아이들의 롤 모델이 제가 된 거예요. 저는 그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출원을 하니까 현실은 다르더라구요. 아이들은 노동을 바로 해야 되는데 주로 몸으로 하는 일이다보니까 이 친구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이 노동 현장의 현실적인 모습에 거부감을 갖더라구요. 제가 그 때 정말 ‘내가 잘못했구나’를 절절히 느꼈어요. 이 아이들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오히려 노동에 대한 교육, 사회에 대한 교육을 더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사회에 나오면 정신상태가 해이해져요. 노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때는 제가 아무리 얘기해도 안 들려요. 그런데 소년원 안에 있을 땐 절절하잖아요. 밖에 나가고 싶고. 그때는 제 말이 잘 들려요. 그래서 그 때 애들이 변화할 가능성이 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 미흡했던 거죠. 물론 그것도 어떤 의미는 있었겠지만 애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Q. 그렇다면 요즘엔 출원한 아이들의 사회 진출을 위해 특히 어떤 부분을 신경쓰시나요?

검정고시 합격은 제가 특별히 지도하지 않아도 조금만 마음 먹으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는 거예요. 그걸 알려줘도 막상 나와서 마주치면 못해요. 그래도 열심히 옆에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죠. 어린 나이에 아무런 기반 없이 경제적 독립을 해야 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죠. 그게 가능하게끔 옆에서 도와주는 일을 지금의 목표로 삼고 있어요.

 

Q. 정신적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사실 사회의 시선은 그렇지 않잖아요. 아직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굉장히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저는 많은 분들이 이 아이들에 대해 응보적 정의를 넘은 다른 생각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요즘 큰 사회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아이들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저출산 시대와 인구 절벽의 시대가 온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만약 소년원 아이들이 교화되지 않고 저 상태로,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자란다면 이 친구들은 결국 사회의 무용인재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이 점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일조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 아이들이 되도록이면 트라우마를 갖지 않고 잘 자라는 것, 세금 먹는 아이들이 세금 내는 어른이 되게 하자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지금 소년원의 아이들은 세금으로 자라지만 훗날 일을 하고 돈을 벌면 세금을 내게 되잖아요. 그게 지금 제 개인적인 목표에요. 

 

Q. 조금 다른 측면의 정의에 대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사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가해자인 아이들이 충분히 벌을 받아야지 사회적 정의가 실현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해요. 잘못한 만큼 계속 벌을 주고 가둬놓고, 자유에 제한을 줘서 우리의 정의가 실현된다면 정의라는 게 뭘까? 제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안전한 사회에요. 모든 사람이 스스로 반성하고, 인권이 중요하다는 걸 스스로 인식해서 사회의 개개의 구성원이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해요. 

 

Q.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보람을 느끼실 것 같아요. 

그리 크지 않은 방에 20명이 함께 생활하고 250명이 단체로 지내야합니다. 이처럼 과밀한 장소에서 아이들이 갈등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회복적 대화모임을 매주 토요일에 소년원에서 하는데, 이 활동을 통해서 제가 느끼는 건 제가 스스로를 계속 돌아보게 된다는 거예요. 어떨 때는 아이들이 제 스승 같은 느낌이 있어요. 멘티들은 제가 하는 이야기의 모든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진실이라고 믿어요. 그랬을 때 제가 아무 곳에서나 받을 수 없는 감동이 있는 거예요. 제 얘기가 백퍼센트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멘티들을 만날 땐 정말 책임감을 갖게 되고 그냥 책에 나오는 얘기가 아닌 진실된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그렇게 한 얘기를 저는 실천하고 있나 돌아보게 되는 효과도 있어요. 거창한 자원봉사나 아이들을 위한 희생, 이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모임이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해요. 

 

Q. 변호사님이 하고 계시는 활동에 큰 가치를 느끼고 계신 것 같아요. 활동 하실 때 특히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시나요?

대체적 분쟁 해결에서는 중립적 지위를 가져야해요. 하지만 사람이 중립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저도 일을 하다보면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어요. 어떨 때는 정의에 어긋나 보여 한쪽 편에 서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들은 정의의 여신이 기울어지지 않은 저울을 들고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기울어졌다고 하기도 해요. 저는 조금 기울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아무리 공평하려고 해도 약자와 강자는 있고, 어떤 면에서는 강자가 좋은 정보를 가진 상태에서 너무 공정하게 보면, 기울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제가 조금은 약자 편으로 기울어져있어야지 전체적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요 그게 맞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늘 그걸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제가 대체적 분쟁 해결이라는 것과 회복적 정의를 하면서도 항상 고민해요. 과연 내가 중립적 위치를 잘 지키고 있는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제가 기울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의 대화 모임을 통해서 제 스스로는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기울어진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요. 어떻게 보면 소년원 활동이라는 게 가해자를 많이 만나는 활동이잖아요. 그래서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서 피해자를 만나는 노력도 끊임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Q. 변호사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앞으로 소년보호시설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크게 봤을 때 소년사법에는 큰 문제가 없어요. 다만 소년사법은 아이들 처벌과 교육 및 복지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요. 불우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복지가 함께 가지 않으면 제대로 사회에 복귀할 수 없어요. 처벌과 복지, 이 두 가지가 병존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딜레마잖아요. 복지를 너무 강조하게 되면 죄에 대한 인식이 없어지게 되고, 반면 너무 처벌을 강조하면 응보적으로만 갈 가능성이 있고. 소년사법은 그 두 가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잘 만들어진 법체계예요. 그런데 이 두 가지를 균형있게 운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워요.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할 부분이 많죠. 회복적 정의를 도입하고 많이 논의해서, 운영 주체인 공무원들뿐 아니라 전문가들과 함께 이 두 개념을 적절이 융합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범죄에 대한 인식을 충분히 갖고 반성하면서도 자신의 문제를 같이 해결하면서 가는 것이 저희가 가야하는 목표예요. 응보적 정의로만은 부족하기 때문에 회복적 정의로 그것을 보충해서 응보적 정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을 교육, 교화하는 것이 제가 앞으로 가고자하는 길이고요.

 



 

글 : 참사람 서포터즈 장소현/김소정

사진 : 교보교육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