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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참사람

하늘, 땅과 같은 마음을 가진 선생님

글 : 이성경(참사람 독자)

 

‘참사람 에세이’는 가족, 이웃, 친구, 스승, 우연히 스친 이름 모를 인연 등 지난 시절 내가 만났던 참사람의 따스한 기억을 길어 올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참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 듣는 창구입니다. 매주 웹진 참사람을 통해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합니다.

  

  

참사람 에세이 129번째 편지 

하늘, 땅과 같은 마음을 가진 선생님

 

: 이성경(참사람 독자)

 

 

“성경아, 그 애들에게 편히 있을 곳은 여기 도서관밖에 없어. 그러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말렴.”

 

선생님은 이런 분이었다. 길을 잃은 학생들에게 쉼터가 돼줄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한 참된 교사였다.

 

어린 나이에 나는. 누구보다 예민하고 자책과 우울함이 많았던 학생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학생들 사이에서 나는 그들이 쉽게 뱉는 침에 적응을 못 해 혼자 참고 슬퍼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인격적인 멘토가 되어 주셨다. 혼자 힘들어했던 부분을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점차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으니깐.

 

처음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고등학생 1학년이 되었을 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좋아하던 나는. 가끔 도서관을 가며 책을 읽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던 공간으로 이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선생님과 몇 번 마주치며 형식적인 인사에서 시작됐던 만남은 사적인 얘기부터 깊은 얘기까지. 나의 아픔까지 공유하게 된 유일한 선생님이 되었다.

 

 

고등학생 2학년이 돼서 선생님의 주도하에 도서부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때서부터 나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선생님의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 보며, 선생님의 일을 조금씩 도와주며 점차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 매일 일찍 도서관 문을 열며 독서하러 온 학생들에게 토스트를 만들어 제공해 주며 주스나 간식거리 등 다양한 음식을 사비까지 들여가면서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

 

그 외에도 선생님께서 만든 책갈피, 연필꽂이를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며, 항상 밝은 미소로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인사해 주며 간단한 안부부터 고민 얘기까지.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선생님 중에서 이렇게 학생들을 챙기는 선생님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선생님을 더 좋아했고, 누구보다 먼저 가서 도움을 주고 싶고 힘이 되고 싶었다. 더 나아가서 선생님 같은 분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무관심했던 선생님.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선생님. 학생들보다 자신이 우선이었던 선생님.

 

물론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관심을 주던 선생님도 몇 분 계셨지만, 학생이 괜찮다고 하면 언젠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려주는 선생님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도서관 선생님은 학생이 괜찮다고 해도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걱정하며 다음날에도 괜찮으냐고 물어보신다. 이런 모습들이 모여 나는 어느 순간 선생님 같은 분이 되고 싶었고 ‘교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 그 후에 자연스럽게 도서부 일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사서교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인생의 반을 자책과 우울로 뒤덮여 시간 낭비하기 전에 선생님을 만났고.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며 큰 숲을 이루는 것처럼 실수투성이인 내가 성숙해져 가며 누군가를 포옹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를 닮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가 ‘교사’라는 길을 선택했으며 가끔 힘들 때 선생님과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들이 나를 지탱해 주며 꿋꿋이 걷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 길을 걸으며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쉼터가 돼주며 힘이 돼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