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람 에세이 71번째 편지

내 인생의 초콜릿

글 : 박경수(참사람 독자)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을 맛본 적이 있나요?

다크 초콜릿보다 진한 우리의 "인생"이라는 모자이크 속에 "내가 만난 참사람" 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참사람이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어느 노랫말의 가사처럼 늘 만나면 우리들 가슴속에 잔잔하게 피어나는 네잎클로버같이 고운 인연이 되어준 사람입니다. 내 인생의 가장 귀한 연결고리이며, 외모보다 마음이 비단결인 사람이고, 시골 고향집 친정언니 같은 편안하고, 기대고 싶은 같은 아파트 이웃언니입니다. 지금은 마흔일곱 평범한 주부에서 요양보호사로서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웃언니를 내가 만난  참사람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언니는 비록 한쪽 눈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나머지 한쪽 눈은 잘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했고, 결혼 후 17년 동안 주부로서의 임무를 다하다가 뒤늦게 "요양보호사" 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답니다. 어느 날 문득 언니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나의 일을 하면서 값지고 보람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 보다도 귀한 일은 없을 것 같다’ 생각했데요. 그러면서 저에게도 때로는 격려의 문자로, 때로는 칭찬의 한 마디로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 했습니다. 모진풍파를 겪으면서도 당당한 언니를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몇 년간 제겐 우울한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칠순이 넘으신 친정어머니께서는 "치매"로 인해 옛 기억을 하나, 둘 잃어가고 계셨어요. 요양병원에서 치료받으시면서 누워계시지만 큰딸로서 해 드릴 게 없다는 자괴감과 깊은 슬픔에 마음을 가눌 수 없어 많이 속상했지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될 것 같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말 가치 있는 일을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주부로서 도전하고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직업을 생각하며, 제 인생의 진로에 대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였습니다.

‘그래, 내  나이 마흔을 넘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인생에 한번 부딪혀보자’

남편과 같이 남편이 전공한 실내인테리어 관련 작은 가게를  열었습니다.

이웃언니는 "사장님으로서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 봐. 준비된 자만이 기회가 찾아오고 빛을 발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단다. 새롭게 펼쳐진 너의 마흔 살 인생을 응원한다. 나는 요양보호사로서의 길을 찾았고, 너는 자영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찾았으니, 길을 찾은 우리가 할 일은 각자의 라인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버팀목 같은 존재가 되어 주자구나"며 격려해주었습니다. 

5년,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을 때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를 그리면서 하루, 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오묘한 인생의 맛이 가득한 ‘인생의 초콜릿’의 맛을 느끼게 해준 이웃언니가 고마웠습니다.

참되고 바른 인생길을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알려준 네비게이션 같은 사람. 언니를 만나서 참 행복합니다. 사람을 잘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작은 기적을 이루고, 새로운 결심과 긍정의 에너지 열매를 이루어 꽃이 피고 결실을 이루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마음이 더 곱고, 생각과 사고방식이 깨어있으며, 이웃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웃언니를 저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달콤 쌉싸름한 내 인생의 한 장면에 가장 맛있고 잊지 못할 다크 초콜릿 같은 사랑을 건네준 언니, 참 고맙습니다.

나에게는 그대가 향기 나는 사람입니다.